일요일 아침.
창문을 열자 햇살이 부드럽게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.
어제의 흐림이 무색하게,
오늘은 정말 예쁜 날씨다.
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,
소파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.
일요일 아침엔 뭔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기분.
그냥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몸을 맡기면,
마음이 천천히 풀어진다.
점심엔 좋아하는 반찬으로
작은 집밥 한 끼를 차렸다.
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천천히 씹는 밥 한 숟갈.
이게 바로 일요일의 행복 아닐까 싶다.
하지만 오후로 넘어가면서
슬쩍 마음이 조여왔다.
'내일은 월요일이네.'
생각보다 빨리 찾아오는 현실의 그림자.
괜히 달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그런 순간.
그래도 그 마음을 떨쳐내듯
해 질 무렵엔 산책을 나갔다.
노을빛에 물든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고,
그걸 올려다보는 나도 조금은 괜찮아졌다.
내일이 오는 게 두렵진 않지만,
일요일의 끝자락은 늘 아쉬움이 남는다.
그래서 오늘을 조금 더 소중히 붙잡아본다.
‘잘 쉬었으니, 내일은 다시 살아가자.’
마지막 커피 한 모금에 그런 다짐을 녹여본다.
* 상상속의 일기장 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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