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은 토요일.
일어나자마자 시계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었나.
알람 없이 천천히 눈을 뜨고,
커튼 사이로 흐릿한 빛이 들어오는 풍경을 가만히 바라봤다.
창밖은 잔뜩 흐렸지만,
내 마음은 오히려 덤덤하고 안정적이었다.
어제까지의 피로가 스르륵 가라앉는 기분.
늦은 아침, 아니 거의 점심에 가까운 식사를 하고
슬리퍼 끌고 동네를 살짝 걸었다.
봄의 끝자락, 여름의 초입.
공기는 살짝 습했지만, 그 안에 묘하게 향긋한 초록 내음이 섞여 있었다.
길가에 핀 작은 꽃들과
잔잔하게 흐르는 구름들,
그리고 오랜만에 귀에 꽂은 플레이리스트.
별거 아닌 하루인데도 마음이 꽉 찬 느낌.
집에 돌아와서는 밀린 빨래를 돌리고
차 한 잔을 우려냈다.
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,
이런 날도 삶이라고.
스스로를 다독이는 주말의 오후.
해가 질 무렵이 되니
구름이 걷히고 잠깐 햇살이 비쳤다.
마치 "오늘도 괜찮았어"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
괜히 창문을 활짝 열고 바람을 들였다.
아무 계획 없는 하루.
그 안에서 나를 쉬게 하는 법을
조금씩 배워가는 것 같다.
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될까.
기대보다는, 그냥 담담하게 기다려본다.
* 상상속의 일기장 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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