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5년 5월 9일 금요일, 일기 : 봄과 여름 사이, 마음 한 켠이 무너진 날

 

오늘 아침, 창문 너머로 스며든 햇살이 이상하리만치 따뜻했다.

이제 정말 봄이 끝나가나 보다. 공기 속에 여름 냄새가 조금씩 섞이기 시작했다.

 

출근길,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 한 곡이 괜히 가슴을 툭 건드렸다.

“요즘 들어 자꾸만 마음이 예민해진다.”

누군가의 말이 아니라, 오늘의 내 마음이었다.

 

점심엔 일부러 혼밥을 택했다. 시끌벅적한 대화보다,

조용한 김치찌개 한 숟갈이 더 위로 같았다.

요즘 따라 사소한 일에도 지치는 나를

누가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
 

사람들은 잘 웃는 사람을 ‘괜찮은 사람’이라 착각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 

 

 

아무도 모르게 삭여낸 감정들이 숨어 있다.

 

오늘은 그런 날이었다. 괜찮다고 말하지만, 사실은 조금만 더 누가 다가와줬으면 좋겠는 날.

괜찮은 척의 피로가 몰려온 날.

 

저녁 노을은 정말 예뻤다.

하지만 나는 그걸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다.

그저 눈으로만 담았다.

‘예쁜 건 다 금방 지나간다.’

오늘따라 그 말이 왠지 맞는 것처럼 느껴졌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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